놀면서

태백과 강릉

@17茶 2009. 7. 27. 11:05

밑에 썼던 대로 어제 강원도 태백과 강릉에 다녀왔습니다.
오늘 아침 일기예보를 들어보니까 어제 서울은 더웠고
강원도는 저온현상이 있었다고 하던데
정말 어제 강원도는 그다지 덥지 않았어요.
게다가 구름도 끼어서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지도 않았고요.
당일치기 여행으로는 딱 좋은 날씨였네요.

야탑에서 오전 7시 버스를 타고 3시간쯤 후에 태백터미널에 도착.
가려고 했던 태성실비식당에 전화를 해보니
마침 영업을 시작했다고 하길래 바로 택시타고 고고씽~
(아, 강원도는 택시 기본요금이 2200원이더군요)

우리가 그날의 첫손님으로 입장해
갈비살 2인분과 된장찌개를 먹었습니다.
물론 연탄불에 구워먹었지요.
정말 입에서 고기가 녹더라고요!
된장찌개도 정말 맛있었고요.
그리고 사실 유명한 데라 불친절할줄 알고 걱정했는데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친절하셔서 기분좋게 먹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택시를 타고 용연동굴로.
시내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으나 다음 차 타려면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더라고요;

용연동굴 가서 동굴 한 바퀴 돌고 나왔습니다.
어렸을때 무슨 동굴에 갔었는데
정말 그 어린 나이에도 (짧은 신장에도 ^^;)
허리를 굽히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을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용연동굴도 바로 그런 동굴이었어요.
왜 헬맷을 쓰고 들어가야하는지 알 수 있었죠.
툭하면 쿵쿵 부딪히니..^^;
농구선수, 야구선수, 배구선수 같은 운동선수나 체격 좋은 사람들은
못 들어가겠더군요.
무슨 매트릭스 찍는 것처럼 지나가야하는 곳도 있어서
키가 크거나 뚱뚱한 사람들은 안될 것 같아요.

근데 정말 너무 추웠어요.
어제 강원도 날씨가 그다지 덥지도 않아서 그랬는지
동굴 안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 춥더라고요.
게다가 제가 샌들을 신고 갔는데
계단에서 한 번 미끄러져서 크게 다칠 뻔 했거든요.
그 다음부터는 양쪽 철제난간을 붙잡고 다녔는데
손이 너무 시려서 고통스러울 정도였어요.
그래도 넘어져서 다치는 것보단 나으니까 계속 잡고 다녔는데
틈만 나면 성냥팔이 소녀마냥 두 손을 호호 불었어요. ^^;

동굴 밖으로 나와서는 시내버스를 타고 태백역으로.
예매했던 기차표를 끊고 무궁화호 특실에 앉아 강릉역으로 갔습니다.
딱 2시간 걸리더군요.
휴가철 시작할때라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열차 안은 한산했습니다.

강릉역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가까운 해변으로 가달라고 했는데
이 기사분이 우리를 경포대 해수욕장에 내려주시더군요. -_-
사람 바글바글.
비키니걸들 잔뜩.
거기선 해변가로 접근할 엄두도 못 냈어요.
기가 질려서 물 구경도 못 하고
입구에서 다시 택시를 타고 남항진 해수욕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여기가 딱 좋더라고요.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했어요.
드디어 차가운 바닷물에 발을 담궈보고 사진찍고 놀다가
바로 앞에 있는 횟집에서 회도 먹고...(싱싱하진 않더라고요 -_-)
파도가 좀 많이 치더라고요.
그래서 보는 입장에서는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다시 터미널로 와서 버스타고 집에 왔어요.
차 많이 밀리는 것 같다며 기사분이 걱정하시던데
생각보다 많이 늦진 않았어요, 다행히도.

차 안에서 바로 자려고 했는데
딱 오빠밴드할 시간이라 기사분이 틀어주신 TV보고
눈물까지 흘리며 웃다가 그 이후는 쭉 자면서 왔습니다.
(진짜 웃겨 죽는줄 알았어요)

동서울 터미널에서 내려서 집에 와선
찬란한 유산 마지막회를 한 30분 정도 본 것 같아요.

무겁게 폴라로이드 갖고 갔는데 6-7장밖에 못 찍어서 좀 아쉽네요.

어제 이동시간이랑 계획했던 일정이 80%는 잘 맞은 것 같아
정말 뿌듯했습니다.
별로 낭비한 시간도 없었고요.
같이 갔던 분이 저보고 여행가이드 하라더군요. ^^;;

아쉬운 건 강릉에서 오죽헌을 못 가본 것,
그리고 택시비가 너무 많이 나왔다는 것.
오늘 비용정산을 해볼텐데 생각보다 많이 나올 것 같아서 좀 걱정이예요.
(특히 마지막 코스인 남항진에서 터미널까지 오는데
요금이 좀 과하게 나온 것 같아 의심스럽지만..
뭐 이제와서 어쩌겠어요 -_-)
또 회가 별로여서 돈도 좀 아깝고...
두 명이어서 남기도 남았고...
초당순두부 먹을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회 안 먹었으면 그것대로 아쉬웠을 것 같으니까 그냥 잊어야죠. ^^

오늘 출근했는데 생각보다 안 피곤하네요.
같이 갔었던 분도 그렇다고 하시고.
전 미끄러졌을때 놀란 근육이 삐그덕거리는 것 빼면
컨디션은 좋은 편이예요.
태백한우의 힘인가요. ^^;


012345678910

'놀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응원정체성  (0) 2009.08.07
조무락골  (0) 2009.08.06
이승환 공연  (0) 2009.05.18
그간 근황  (0) 2009.04.10
꽃남 막방 단관  (0) 2009.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