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경주 벚꽃여행! ^^

@17茶 2007. 4. 10. 12:46

일요일과 월요일 일정으로 경주에 벚꽃구경 갔다왔습니다.
날씨는 좋았는데 문제는 교통체증.
서울에서 경주까지 가는 건 별 무리없이 갔는데
경주 들어가서 콘도까지 가는 것도 엄청난 체증에
(콘도 셔틀버스를 타고 갔거든요)
콘도에서 경주역 가는 것도 한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버스가 자주 오는 것도 아니며
그나마 오는 것도 만원버스라 정차 안 하고 지나쳐가기 일쑤.
대명콘도에서 한화콘도 부근까지 걸어갔는데
이게 또 어마어마한 거리더군요.
금방 간다고 했던 그 사람의 말을 믿는 게 아니었어..OTL
새 구두를 신고가서 이미 발은 부을대로 부었고
무정차하는 버스 보기도 지쳐서 돈은 좀 나오겠지만 택시라도 타고 가자 라고 했는데
앞서 한 커플이 빈 택시를 잡아 경주역까지 얼마 드냐고 했더니 2만원을 부르더군요;
그 2만원에 다시 버스로 급선회. -_-

다행히 한 착한 기사분이 안 그래도 만원버스에 꾸역꾸역 승객들을 더 태워서
간신히 경주역까지 버스타고 갈 수 있었습니다.
....한 시간 걸렸습니다;;

알고 보니 보문단지에서 경주역까지는 20여분밖에 안 걸리는 거리.

버스타고 가면서 내다본 창밖의 도로,
그리고 경주역에 내려서 두리번두리번 주위 도로를 봤는데
안 막히는 도로가 없었습니다.
대단하더군요.

일단 지리를 모르니 경주역에서 황남빵 매장까지 택시를 탔습니다.
더이상 버스탈 기운도 없고. 눈에 보이는 버스들은 죄다 만원.
황남빵 매장 앞에서 내리니 기본요금 거리던데 역시나 요금은 차가 밀려서 더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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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로 찍었습니다. 원래 잘못 나온거라 버리려고 했는데 의외로 느낌이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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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빵 매장에 사람 바글바글하더군요.
그 매장에 들어갈 기운이 없어 일단 밥부터 먹자 해서 옆에 있는 쌈밥집에 들어갔는데
지금 음식이 나오려면 40-50분은 기다려야 한답니다;;
참고로 아침 10시에 밥 먹고 그 시간(오후 3시)까지 아무것도 못 먹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데 가자니 너무 힘들어서 그냥 쉬는 셈 치자 하고 음식을 기다리기로 했죠.
기다리기 전에 일단 다시 황남빵 매장에서 빵을 사갖고 와서 좀 먹자 고
황남빵 매장에 갔더니 빵이 바로 나오는 게 아니더군요.
수작업으로 만드는 데다 손님이 많아서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한답니다.
차라리 잘됐다 싶어 주문하고 대기표를 받은 후
다시 식당에서 하릴없이 음식을 기다렸습니다.
파전이라도 먹자 해서 시켰더니 지금 음료수도 없는데 무슨 파전이냐는 점원의 가벼운 타박;
알고 보니 어제 오늘 인파가 밀려서 준비한 모든 음식이 떨어진 상태랍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경주에 사람들이 몰린 모양이더군요.
하긴 그 정도로 시내가 밀리니..

30분 정도 기다리니 밥이 나오더군요.
불고기 정식 2인분 시켰는데 불고기는 양이 매우매우! 적었습니다. 왕짜증.
밥그릇을 싹 비우니 황남빵 나올 시간이 됐더군요.
빵을 찾아 막 구운 빵을 먹으니 환상적인 맛이!
팥앙금을 넣은 빵인데 달지도 않고 딱 좋았습니다.
가족선물용으로도 샀는데 제가 다 먹어치울지도. ^^;

이제 바로 앞에 있는 대릉원으로 들어가 고분과 천마총 감상 후
또다시 절뚝거리며 첨성대로 직행.
7시 정도면 조명이 켜진다고 하더군요.
10분 정도를 추위에 떨면서 기다리니 아름다운 조명 ON!

아 여기서 아쉬운 점이..
저 이날 디카 못 갖고 갔습니다. T_T
토요일밤에 짐 챙기고 있는데 집안을 다 뒤집어 엎어도 디카가 안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사무실에 놓고 왔나 해서 일요일 새벽부터 사무실 가서 뒤져봤는데도...OTL
일요일 아침에만 택시비 만원 쓰고 부랴부랴 종합운동장역에서 셔틀버스 탄 겁니다.
흑.
원래 이 여행의 목적이 첨성대와 안압지 야경 촬영이었는데..
그래서 폴라로이드와 투웨이 비스타만 챙겨갔지요.
그리고 가져간 삼각대는 사무실에 놓고 오려다가
혜준언니 디카라도 써먹어야겠다 싶어서 무겁게 가져갔는데
그 디카는 완전 자동인데다가 (노출, 조리개, 셔터스피드 조절불가, 셀프타이머 없음;)
두 개의 배터리마저 방전 직전. -O-
게다가 메모리 full.
기존 사진을 삭제하고 찍으려다가도 배터리 방전될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이러니 사진을 찍어도 맘에 드는 게 안 나오는 게 당연하지요.
일단 폴카, 필카로는 야경 못 찍으니 제쳐두고
디카를 삼각대에 올려놓고 몇 장 찍었는데 영...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다가 첨성대 밖으로 나오면 넓디넓은 유채꽃밭과 벚나무 단지가 펼쳐져있는데
(여기도 조명시스템으로 환상적인 경치)
여기서도 단 한 장도 못 찍었습니다;
여기저기 삼각대에 카메라 올려놓고 본격적으로 사진찍는 사람투성인데
전 단지 그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을뿐...T_T

어쨌든 안압지에 가서 촬영은 못 하더라도 눈에 담고라도 와야겠다 싶어서
안압지를 가려고 했는데 추위가 엄청났습니다.
일교차가 너무 커서 거의 겨울 날씨였는데
전 완전 봄옷 차림이었거든요.
새 구두 때문에 발은 아파 죽겠는데 또 추위때문에 얼어서 더 아프고..

그래도 혼자라면 기어서라도 갔을텐데
혜준언니가 너무 추워하고 저도 더이상 안되겠다 싶어서
안압지는 다음을 기약하고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아, 그런데 경주 택시는 참 승차거부 많이 하더군요.
경주시에 신고하고 싶은 마음 굴뚝. -_-+

간신히 잡아탔는데 이 아저씨 무서운 말 하더군요.
보문단지까지 가달라고 했더니 가긴 가겠는데 도중에 내리지 말랍니다.
그래서 뭔 뜻인가 했더니 차가 워낙 밀리니 중간에 돈 많이 나온다고 내려버리면
자기는 오도가도 못한다는 겁니다.
원래 경주는 차가 없는데 이번주에 축제 3-4개가 겹쳐서 난리라면서.
그 시간이 오후 8시가 다 되었는데 아니 아직도 밀려요? 라고 놀라 물었더니
지금도 그렇다더군요.
그러면서 2만원에 데려다주겠다는 겁니다.
밀리는 길 말고 좀 돌아가겠지만 더 빠를 거라면서.
에라 모르겠다 몸이 녹초라 그렇게 하자고 하고 가니
확실히 밀리지는 않아 금방 도착했는데
미터기 설정을 복합주행으로 해놔서 미터기가 엄청 빨리 올라가더군요.
30분 정도 걸렸는데 18500원 나왔습니다.
이거 이래도 되는 겁니까?
아무리 관광철이고 관광객이라도 그렇지.
정말 딴 건 다 좋았는데 교통 때문에 하루만에 경주에 정나미가 떨어졌습니다.
경주시도 문제입니다.
차도가 좁고 대중교통 여건이 별로 좋지도 않은데
무턱대고 축제 일정을 그렇게 몰려 잡으면 어떡합니까?
자기네 실적 올리는 데만 급급하고 관광객 편의는 전혀 생각치 않는 행정처리. -_-

어쨌든 콘도 편의점에 들러 맥주와 안주거리 사들고 방에 올라가
씻고 TV보며 맥주 마시니 어느덧 한밤중.

처음에 체크인 할때 호수 전망방을 원하면 만원을 더 내야한다길래
방에 얼마나 있을까 싶어 그만뒀는데
안압지를 안 가는 바람에 의외로 일찍 콘도로 돌아오니 은근히 후회되더라고요.
뭐, 그래도 그 멋진 야경을 담을 카메라가 없었으니
보면서 속태우는 것보다는 나았을지도;


다음날 아침 8시에 일어나 씻고 콘도 한식당에서 밥을 먹고 바로 불국사로 이동.
역시 평일이라 전날과는 확연히 틀린 모습을 보여주는 도로.
텅텅 비어있고 인파도 없고 차는 슝슝~
불국사까지 버스타고 가는데 10분 정도?

그렇게 도착해서 정류장에서 불국사 입구까지 가는데
또 절경이 눈앞에 펼쳐지니..
벚꽃때문에 하늘이 안 보일 지경이더군요.
게다가 살짝 벚꽃이 질 때가 되서 바람이 불때마다
벚꽃잎이 우수수 떨어지는데 그 잎을 맞는 심정이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불국사에 들어가니 패키지 관광객들과 인근 초등학생들이 견학을 왔는지 약간 소란스러웠지만
뭐 참을만 했습니다.
어제에 비하면 이건 천국이려니 하면서요.

경주야 초.중.고등학교때 수학여행으로 왔지만, 그건 정말 수박 겉핥기식이라
이번에도 그다지 꼼꼼하게 보진 않았지만, 학생때 온 것보다는 훨씬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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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제대로 찍혔습니다. 만족스러워요~ 스캔하니까 색감이 더 꽝이긴 하지만;

느릿느릿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니 어느덧 시간이 다 되었더군요.
석굴암까지는 갈 시간도 없고 이번 여행에는 계획에도 없던 거라
별 아쉬움 없이 버스타고 다시 콘도로 귀가.
짐 챙기고 체크아웃하니 딱 12:15분.
짐은 카운터에 맡기고 콘도 바로 앞에 있는 자전거 대여점에 가서
자전거를 빌렸습니다.
어제같으면 택도 없었을텐데 평일이라 그런지 2시간만 빌린다고 했는데
아저씨가 그 돈으로 오후 4시까지 타고 오라더군요.
어차피 서울 출발이야 오후 3시니 그때까지는 못 타겠지만
2시간을 더 플러스 해주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

이제 자전거를 타고 보문호 한 바퀴 하이킹~

전날만 해도 인파가 너무 많아 자전거나 스쿠터도 위험했는데
오늘은 정말 길이 뻥뻥 뚫렸습니다.
우수수 떨어지는 벚꽃잎을 몸으로 맞으며 한가로운 도로를 자전거로 달리는 기분은
정말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지요.
벚꽃은 정말 원없이 구경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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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주렁주렁~


2시간 남짓 달리니 다시 원위치.
딱 2시더군요.
자전거를 반납하고 남은 시간동안 점심 먹고 하니
딱 버스 출발할 시간.
3시에 출발해서 6시 30분쯤에 종합운동장역에 도착했습니다.
월요일은 시간활용이 알차서 아주 뿌듯했네요. ^^
하나도 버리는 시간이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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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힘들어죽겠는데
제 성격이 고생은 한꺼번에 하자 주의라
그 발에 그 짐에..그러고 잠실 교보에 가서 드라마틱 최신호를 구입했답니다;;
그리고 집에 들어올땐 수선집에 들어서 며칠전 맡긴 옷을 찾아왔고요;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던 것 같네요;
원래 세탁소에서 드라이클리닝 맡긴 거 찾아가라는 문자도 그날 왔는데
이것도 찾아올까 하다가 보관증이 집에 있어서 이건 포기.
완벽한 하루에 단 하나의 흠이 되었습니다. ^^;

사온 황남빵은 각각 밀폐용기에 나눠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고
구입한지 일주일도 안되는 새 구두 완전 혹사시켜 미안..먼지 닦아주고..
뜨거운 물에 발 마사지 하고 누워서 사온 잡지 읽고 잤습니다.
힘든데도 할 거 다 하고 잤네요.


P.S.
그래도 디카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견되겠지 하고 있는데
정말 안 나오면 어떡하죠?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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