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타마키 신. 야세이 케모노기의 팜 시리즈.

@17茶 2013. 2. 24. 22:13
팜을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 구입하게 되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 방에 팜이 있다는 거고, 내 만화史 중 제일 잘한 일 베스트 5에 들어갈 거라는 것.

문제는 뒷권이 없다는 점이다.
아마 '사랑이 아니라...' 편까지 다 나왔을 때 한꺼번에 산 모양인데
(중간까지 한꺼번에 샀다가 나중에 출간될 때마다 샀다고 기억해도 상관없다.
앞서 말했듯이 내 방엔 팜이 있다.)
일단 한 에피소드가 일단락된 상태였기 때문에 미처 신경을 못 쓴 모양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거 사고 난 뒤 이사를 꽤 많이 다니면서
버리는 책도 많아졌고 점점 만화라는 분야에 관심이 적어졌기 때문에
신간 체크를 안 하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고쿠센처럼 눈에 보이는 데다가 뒀으면 챙겼을텐데
팜은 박스에 싸놓고 엄마 집에 뒀었기 때문에 기억에서 완전히 지워져있었다.

재작년이었나 트위터에 팜에 관한 이야기를 언뜻 보고 그제서야 후속권을 찾아봤더니
몇 권이 나와있었다.
그때라도 정신을 차려서 뒤져볼 것을,
몇 군데 뒤져보고는 품절이라 일단은 탐색을 멈췄었다.

바보 같으니라고.

그리고 문제의 발단은 이번달 초.
우연히 팜 봇을 발견하고 다시 끓어오르는 팜心을 어쩌지 못 해
본격 탐색을 시작했지만 이틀만에 항복선언.
31권과 32권은 간신히 판매처를 발견해 각각의 배송료를 각오하고 주문했지만
'오전의 빛' 전편은 완전히 전멸이었다.

그리고 사실 모든 물건인 배송이 시작되어야만 안심할 수 있을 터.

아니나다를까 32권은 재고가 없다고 주문을 취소해주겠다는 전화가 왔다.

31권은 무사히 받았지만.

(내가 마지막 재고를 샀던 건지, 며칠 뒤 다시 검색해보니 품절로 바뀌어 있었다)

대원씨아이 트위터에 문의를 했지만 팜은 재출간 예정이 없다는 매정한 대답만이 돌아올 뿐.


이 과정에서 타이밍이 기가 막혔던 것은

내가 31권과 32권을 주문한 다음날 기적처럼 우리나라에서 33권이 발간됐다는 것이었다.


나의 팜 푸념을 본 친구가, 자신은 마침 팜을 다 갖고 있다며

나에게 동아줄을 내리는 은혜를 베풀어주었다.

(어제 택배로 책을 받았는데 내 실수로 두 권이 빠졌다. 27권과 32권.

다시 부탁해야지)


해서 읽은 소감을 말하자면,

카터의 어린 시절은 귀엽지만 안타까웠고

제임스의 현재는 깜놀이랄까.

난 제임스가 시드랑 결혼할줄 알았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때리다니.

그렇게 거창하게 연애해놓고.

결국 그 남자의 이상형은 카터였던 것이다.

빼도박도 못할 진심. 나 원.


팜은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맘이 아파온다.

결말을 알기 때문이겠지.

특히나 거미무늬 초반에 조이가 쓴 프롤로그를 보면 더욱더.

평범하게 살고자 했으나 결코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었던 제임스와

그에게 영향을 받고 그를 그리워할 친구들에게 위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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