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서

피겨 그랑프리 3차

@17茶 2009. 11. 1. 22:19
스즈키양,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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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즈키양을 안 지는 10~11개월 정도 됐는데
다이나믹하고 정열적인 이미지로만 기억하고 있다가
이번의 그 발랄한 프리를 보고는 깜놀.
수수하고 캐주얼한 의상에도 좀 당황했는데
연기 시작하기도 전에 맘에 들어버렸죠.
그리고 결국 역전 1위.

일본선수 중 제일 특출나게 표현력이 좋은 것 같아요.
게다가 음악을 느끼는 그 모습은 연아양하고 비견될만 합니다.

미라이양도 미래(^^;)가 아주 눈부시더라고요.
연아양이 시니어 데뷔했을 때와 같은 나이.
게다가 본인의 점수에 아쉬워한다기보다
분해하는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죠.
6차 대회가 기대되네요.

그나저나 일본피겨계는 정말 춘추전국시대군요.
남자쪽도 그렇지만, (사실 남자는 다카하시가 있긴 한데
아직 그랑프리 출전 전이므로 판단 보류)
여자쪽은 그야말로....
올림픽출전권을 향한 길이 어찌나 흥미로울지.
(아사다의 부진으로 더 그렇게 됐네요)
사실 우리나라는 선택의 여지도 없이 단 한 명이기 때문에
좀 심심한 감은 있죠.

3차까지 꾸준히 대회를 보다보니,
슬슬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분위기려나요.
확실히 피겨계는 선수생명이 짧은 종목 특성상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텀이 짧군요.
유망주였던 선수가 정상에 오르기도 전에
혹은 그 기쁨을 얼마 누리지도 못한 채
스러져버리는 그 세계가 참 무섭기도 합니다.
그러니 20대 후반까지 꾸준히 선수생활을 하는 선수들이
어찌나 대단해 보이는지요.

남자쪽은 이번에 데니스 텐이 포디움에 오를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 첫 경기라 그런지...
역시 6차 대회를 기대해봐야겠군요.
라이사첵의 세헤라자데는 좀 부담스러워서 보다가 말았습니다.
남자가 웬 세헤라자데? 하면서요.
남자가 세헤라자데를 연기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건
제 식견이 좁은 탓이기도 하지만...어쩌겠어요.
자꾸 연아양이 생각나기도 하고...^^;

다음 4차 대회는
여자쪽은 개인적으로 별로 주목해야할 선수는 없는 듯 하고
(단지 봐야할 건 점수대가 얼마나 높아질런지...)
남자쪽이 재미있어보여요.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남자경기는 중계를 안 해준다는 거...-_-+


덧1.
솔직히 코르피가 포디움에 오를지는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죠.

덧2.
2차 대회때는 링크에 대회로고가 워낙 넓게 써있어서
선수의 스피드가 눈에 완연히 보이더군요.
그냥 그렇다고.

덧3.
아사다의 모든 프로그램을 통틀어
제가 제일 맘에 들어하는 건 바로
이번 시즌 갈라, 카프리스입니다.
자꾸자꾸 보게 되네요.
그냥 이건 갈라로 남겨뒀으면...
SP로 바꾼다고 트리플악셀 넣고
부채 빼고 그러지 말고...-_-;;

덧4.
미키 양의 2차 대회 우승 후 인터뷰를 보니
혹시 점프를 실패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점수를 얻을 수 있게
스핀과 스파이럴 등의 연습을 꾸준히 했다고 합니다.
예전에 아라카와가 연아 양의 경기를 해설하면서
'다른 부분이 뛰어나기 때문에 점프를 실수해도
점수엔 크게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라는 말도 했었죠.
바로 이런 것이죠.
누구누구는 좀 배우란 말입니다!
어이없게 더블악셀에서조차 넘어지고 말이죠.
그땐 정말 실망했음.
전 순간, '아니 저기서 트리플 악셀을 뛰려고?'하고 놀랄 정도로
몸을 심하게 비틀더라고요.
트리플악셀만 죽어라 연습한 결과를 쓰게 받는군요.
오서 코치도 일본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돌려 말했죠.
연습때 보니 트리플악셀만 연습하더라.
또 다른 외국매체에서도 내내 트리플악셀만 연습하는 걸 지적하기도 했었고...

덧5.
그런데 대체 언제부터 누구누구씨가 슬로우 스타터였어?;
분명 타라소바하고 같이 하기 전까지는....-_-+
(둘러댈 말이 없으니 갖다붙이기는...)

덧6.
그나저나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아니 전세계의 경우를 보더라도 참 무섭습니다.
분명 자기가 좋아서 시작한 운동일텐데
이젠 성적이 조금만 안 좋아도
해명 기자회견을 해야하고...
분명 그만두고 싶어도 맘대로 그만두지도 못할겁니다.
평범한 내가 행복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