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면서

고상지 공연 후기

@17茶 2014. 10. 25. 22:18

연주가 좋았다.
곡이 좋았다.
음악적인 면에서는 정말 좋았고 만족스러웠지만... 거슬렸던 점 몇 가지를 늘어놓자면,

1. 이렇게 어수선한 조명연출은 처음이었다. 음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게 아니라 완전히 깨뜨리고 있음. 합이 하나도 안 맞고 솔로연주자 스포트라이트도 내내 빗나가고 갑툭튀한 조명. 제대로 맞지도 않는 조명을 내내 끄다 켜다를 반복하니 집중이 될리가 있나. 그리고 첫 앵콜곡에 그 번쩍거리는 조명은 좀 과도하게 길지 않았나. 고상지 뿐 아니라 다른 뮤지션들도 조명연출을 짤 때 포켓몬 발작사건을 염두에 두면 좋겠다. (예전에 언니네이발관 공연 때도 진심 걱정됐었음)
2. 영상연출이 생뚱맞은 게 있었는데 이런 연주곡에서 도형그리기는 자제해주는 게... 무의식중에 그거에 집중하게 된다. 결국 그 곡이 끝날 때까지 무대를 안 보고 내 무릎만 쳐다봤음.
3. 2부 때 내리 5-6곡을 연달아 연주한 건 좀 심한 거 아닌가, 마치 내가 마라톤을 달리는 것처럼 숨이 찼는데 재미있는 멘트를 하라는 것도 아니고 곡 제목 정도는 중간에 알려줘서 숨을 돌리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그건 실수라고 했으니까 뭐...

어쨌든 공연 중간에 일어난 돌발상황에 대해서는 다들 침착하게 잘 대처한 것 같고 거슬리지 않았음. 그러니 고상지씨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 당사자는 아쉬웠겠으나...
중간중간에 나오는 이름도 다 알아들었고(;) 곡도 들어본 거라 손도 들었는데 사실 에바Q에 나온 건 줄은 미처 떠올리지 못 했...;;
뜨거운 마음으로 연주한 에바 음악에서는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지르고 싶었으나 주변 시선을 의식해서...^^; 그래도 출격 연주할 때는 참을 수 없어서 환호했어요.
사실 전 반도네온과 탱고 팬이지 에반게리온은 그다지 좋아하진 않으나 제 20대에 영향을 끼치긴 끼쳤고 그런 격정의 곡을 라이브로 들으니 왠지 울컥하는 게...; (사실 고상지씨 앨범이 그쪽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것도 사고 나서야 알았고. 전 그냥 반도네온 연주 앨범을 만든다고만 알고 있어서. ^^;) 그리고 에바 음악이 워낙 훌륭하긴 하죠.


공연 외적으로 불만이었던 건, 옆에 있던 노년의 부부...중 남자분이 공연 내내 몸을 내밀었다 말다하고 옆으로 기대거나 해서 계속 내 시야를 가로막은 게...모자도 쓰신 분이 계속 그러니 미치는 줄 알았음.
주의를 드릴까 여러 차례 고민했으나 어떤 괴팍한 사람일지 몰라...(괜히 공연 중간에 고성이 오갈까봐 꾹 참았음 -_-)
그리고 생수 뚜껑이 잘못 닫혀 공연 중간에 가방 안을 보니 젖어있었다는 것 빼고는 뭐...-_- (다행히 전자 기기는 무사했음)

다음에 공연할 땐 일단 CD부터 챙기자는 교훈을 다시 얻었음.
한두번도 아닌데 사인회 개최 여부를 항상 공연장에 가서 알게 되는 터라 후회했던 게 한두번이 아니건만...
제일 안타까웠던 경우가 심성락님 공연 때.
그때 평범한 사인지가 아니라 CD를 내밀었다면 그분도 얼마나 좋아하셨을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쉬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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