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쓰고 싶었는데 생각난 김에 막간을 이용해서 작성.
아카데미 시상식을 10여년째 리얼타임으로 시청하고 있는데요,
이런 화려하고 치밀한 시상식을 보고 있다보면
우리나라 영화제 시상식들 정말 안습입니다.
틀에 박힌 멘트나 수상소감들...
배우들의 참석률도 낮지요.
그래서 잘 안 보는데요,
그래도 시상식 시즌이 되면 원치 않아도
매스컴에서 계속 보여주기 때문에 눈에 들어오는 게 많습니다.
불만스러운 게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중의 하나를 꼽자면 몸을 움츠리고 마이크 앞에 서는 것입니다.
미국 시상식을 보면 웬만하면 마이크 앞에서 몸을 움츠리지 않습니다.
제가 잘못 본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상자가 등장하면
뒷쪽에서 걸어나오는 동안 마이크 지지대의 높이가 조절되는 것 같기도 했고,
그게 아니라도 이 사람들은 웬만한 경우 아니면
어깨를 움츠리고 멘트하는 걸 거의 못 본 것 같습니다.
(몸을 숙이지 않는 문화탓도 있겠지요.)
http://blog.naver.com/wilria16/80047120675
위 링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의 전부가 무의식중에 어깨를 움츠리는 것 같아보입니다.
조절해주지 않는 마이크 지지대의 높이 때문도 있겠습니다.
시상자나 수상자가 멘트 하기 전에 스스로 지지대의 높이를 조절하는
안쓰러운 장면도 몇 번 봤었고요.
몸을 낮추지 않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설마 마이크 성능이 그렇게 나쁘겠습니까? -_-
꼭 입 정면에 마이크가 있어야 소리가 잘 나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대본탓도 있겠습니다.
대사를 못 외우고 나오는 탓도 있겠고
시선처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시종일관 단상에 있는 대본만 응시하는 배우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몸이 숙여지게 되지요.
대본을 주지 말고 프롬프터를 쓰면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우리 문화 특유의 겸양하는 자세 때문도 있겠지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어깨를 낮추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실제 마이크 지지대의 높이가 잘 맞아도 몸을 낮추는 배우도 좀 있더군요)
그래도 그런 무대에서 몸을 낮추고 어깨를 움츠리는 것은
절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있어야 좋아보이고 멋있어 보이지요.
제발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마이크 앞에 서주세요.
판에 박힌 수상소감과 영화 홍보는 그 다음 얘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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