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서

쿠엔트로시엔토스 공연

@17茶 2015. 7. 25. 12:52

원래 제목은 송영훈&쿠엔트로시엔토스지만...
죄송하게도 이 공연은 송영훈씨 때문이 아니라 탱고+쿠엔트로시엔토스가 목적이었던지라...

이번 공연은 4월에 했던 백암아트홀 탱고공연과 같은 시기에 예매했던 공연이었는데 그때 실망을 너무해서 이번 공연에 상대적으로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 일단 퀄리티는 보장되는 예술의 전당 공연이기도 하고...
매번 공연을 다닐 때마다 실패했던 일을 교훈삼아 이번엔 잊지 않고 전날 그들의 CD도 가방 안에 잘 넣어두고 잤음. (왜냐하면 사인회한다고 했는데 내가 갖고 있던 CD 안 갖고 갔다가 후회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닌지라...이번엔 꼭!)

당일, 공연장에 도착해서 CD 뭘 파나...하고 구경했더니 송영훈씨 음반과 피아졸라 음반, 그리고 쿠아트로시엔토스가 갖고 왔다는 그들의 음반 2종. 피아졸라 음반은 다 있는 거라 깔끔하게 패스하고 송영훈씨...것도 패스하고 오로지 쿠아트로시엔토스 음반에만 집중. 다행히 내가 갖고 온 음반은 안 팔고 있어서 2종 다 샀다. 좀 고가라 잠깐 망설였지만...

자리에 앉아 (아 자리도 엄청 좋았음! 물론 내가 운좋게 명당을 잡기도 했지만 우리 앞자리 주인이 없어서 뻥 뚫려있었다) 공연시작 전까지 음반을 살펴보며 누가누가 어느 음반에 참여했는지 파악하고 있었음. 사인회 할 때 본인이 참여한 CD를 내밀며 사인을 부탁해야 하니.

공연 시작하고 훌륭한 음악 감상 모드.
내가 클래식 공연도 종종 다니지만 내가 클래식을 좋아해도 꼭 몇 분 정도는 졸 때가 있는데 일단 피로도가 쌓여있으니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 ^^; 그러나 탱고 공연 때는 단 한 번도 졸았던 적이 없고 이번에도 마찬가지. 레파토리를 보니 내가 엄청 좋아하는 곡 두 곡이 들어가 있어서 들떠있었다. 이 곡을 라이브로 듣다니.

어쨌든 우리 둘은 역시 비싼 공연을 와야 한다며 저번같은 공연 2-3번 다닐 돈으로 이런 공연 한 번을 오자고 결의했다. 같은 연주자가 있어도 역시 공연진행의 퀄리티는 비교할 수가 없으니. 관객들 매너도 저번과는 역시 차이났고. 초대권 관객이 있어도 공연장 분위기에 따라 또 매너가 달라지는게 사람의 간사한 마음인지라...

그리고 공연 후 사인회.
난 혹시 송영훈씨만 사인회 참여하는 걸까봐 조마조마했는데 의자가 5개 나와있어서 안심.

피아니스트는 안 나왔으니 송영훈씨까지 총 네 분이 나왔음.

우리 차례가 되어 아이다 모모코씨에게 아까 산 CD와 내가 갖고 온 CD를 보여드리니 그분도 엄청 반가워하고 옆에 앉아있던 다른 멤버도 우왕~ 이러면서 반갑게 사인해줬다.

본인들 음반을 따로 챙겨온 사람이 있으니 그들도 신나하며 내 CD를 자기들끼리 서로 돌려가며 사인해주니 스태프가 와서 사담나누지 말라고.

아니, 사담은 한 마디도 안 했고요, 사실 저보다 그들이 더 떠들었다고요. ^^;

게다가 사담 나눌 정신이 어디있냐고. 떨려서 일본어, 영어, 한국어가 막 튀어나오는데.

이름 물어봐서 그거 알려준 게 사담이라면 사담이겠고.

우리 때문에 좀 지체되긴 했나보다.

그랬다면 죄송합니다.

이렇게 반가워하는 아티스트를 보니 역시 몇년 전에 심성락씨 공연 때 CD를 안 챙겨가서 평범한 사인지에 사인받았던 게 새삼 후회됐다. 그때 그걸 보여드렸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어쨌든 그렇게 행복한 마음으로 집에 와서 새로 산 CD 두 장을 아이폰에 넣으려고 했으나...
그 후에 벌어진 일은 바로 전 포스트에. -_-

그래서 오디오에 CD 한 장 넣고 플레이시킨 후 누웠음.

아마 두번째 곡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잠들었...

사족.
난 송영훈씨 팬이 아니지만 사인받을 때 최소한 사인지 정도는 주최측에서 준비해줄 줄 알았음.

그렇지 않으면 어디다 사인을 받으라고? CD 있는 사람만 사인을 받을수 있는 건 아니잖아.

그런데 정말이었다. 사인지 따위는 어디에도 안 보였고 CD 없이 사인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그날 나눠준 프로그램지에 (B5 정도 되는 사이즈에 레파토리 복사해놓은 정말 성의없는 종이쪼가리) 사인을 받고 있었다.

와 진짜 너무하더라. 그런 종이에 미안해서 어떻게 사인을 받냐고. 사인회를 개최할 거면 사인지 정도는 준비해놔야 하는 거 아닌 것인감.